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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나이든 남자,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나이든 남자,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우리 안의 남성
- 남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진짜’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
강한, 거친, 독립적인, 공격적인, 비감정적인, 열심히 일하는, 육체적, 지배적, 경쟁적”
-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은 이 글을 끝까지 꼭 읽으세요.

이런 남성상(像)의 부정적인 결과는?
“남성이 폭력 행위 대부분을 저지른다.
 수감자와 노숙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1950년대 이래 미국의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서 평균 5년에서 7년 정도 더 빨리 죽는다.
 미국 인구의 거의 14%가 알코올 중독 혹은 의존 증세를 갖고 있고, 대다수는 남성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타인과 관계 맺는 자질이 서투르다.“       (본문 중에서)

도대체 남성의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저자는 “성 정형성(gender streotypes)은 하나의 사회적 구성물이며...남자와 여자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신념의 형태”라고 말한다. 결국 남성다움, 여성다움,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각이 없이 남성다움과 남성의 역할을 지나치게 고정적으로 바라보고, 경직되게 행동하면.....한마디로 살기 힘들다.

저자는 남.여 성역할이 우리와는 전혀 다른 남태평양의 타히티와 중부 말레이시아의 세마이 사람들을 예로 든다.
그 섬에서는 남녀의 차별이 기괴할 정도로 없다. 타히티 여성들은 지위가 높다....남자가 여자보다 더 공격적이지 않다. 여자라고 더 부드럽게 보이거나 남자보다 더 모성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왜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남성상이 깊게 자리잡고, 강요되는 것일까?
남자는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살리고, 여자는 집에서 가족을 돌본다는 남자와 여자 간의 역할분담은 효율적인 노동 분업을 요구하는 산업사회의 요구와 딱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산업사회의 시스템과 기본틀이 흔들리고 있다.

또한 산업사회의 개시와 함께 아버지는 가정에서 분리되었다. 따라서 소년들은 아버지 또는 다른 남자어른들과 직접 부딪히고, 관찰할 기회를 거의 상실했다. 그래서 소년들은 남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TV에 보여지는 남성들과 자기를 동일시한다. 결국 “소녀들은 (엄마와 긴 시간을 함께 지내며) 진짜 사람을 동일시하지만 소년들은 대개 환상을 동일시”하고, 결국 남성 성역할에 대한 경직되고, 고정된 관념을 형성한다.

그러나 감정은 잠들지 않는다.
우리사회에서 남자가 정서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여성답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남자들은 “남자답다”는 사회적 압력에 맞추어 감정표현을 극도로 자제하도록 훈련된다. 어린 시절 남자같은 여자 아이보다 여자같은 남자아이는 훨씬 큰 사회적 눈총을 받는다.

그 결과 남자들은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수의 남성은 관계를 맺을 때, 친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한다. (전문가들은 친밀감을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혼과 별거에의 적응과 관련하여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본문 중에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떤 사건을 겪을 때 여자가 남자보다 강한 감정적 경험을 한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그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고, 다만 감정의 표현에서 그 차이가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개방은 정신건강의 기본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적 지지를 받고, 정서적으로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가진다.

나이든 남자,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흥미로운 것은 저자는 남자들이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부모의 사망, 은퇴, 부모로서의 역할,  관계에 있어서 조정과 변화의 상태에 마주치게 되는데 이런 계기가 성역할에 있어서 성숙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융(Carl Jung) 역시 “인생의 후반기에 자아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단다.
“남들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서 남성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버리고, 전에는 여성적인 것이라고 규정되었기 때문에 ‘제한(off-limit)' 되었던 삶의 양상들을 고맙게 여기면 삶이 훨씬 풍요롭게 된다.”    (본문 중에서)

이쯤 되면 나이드는 것도 마냥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남성처럼 보이고, 느끼고, 행동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
“여성, 아동, 다른 남성, 자연, 자기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고, 이 모두를 좀 더 깊이 연결지을 수 있는 것”      (본문 중에서)

이런 노력 속에서 정말 성숙한 남성, 자유로운 남성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 최근 인권재단에서 <40대 남성한 교육프로그램> 개발팀에 참여하며 읽은 책입니다. 남성 이해의 기초, 남성발달, 남성에 관한 다양한 논쟁 등 남성에 대한 연구 전반을 잘 정리해놓은 교과서적인 책입니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읽기 어려운 책이니 염두에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