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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6.17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쳐 준 김결 (1)
  2. 2010.06.11 6학년 울 딸, 알고보니 예술가 (4)
  3. 2010.04.09 14살 울 아들, 인생 좌우명 (7)
  4. 2010.04.05 달걀 예수 (7)
빨간 미니스커트, 기다림, 김결 이야기


< 문수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 참여한 후 식당에서 >

김결은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하지만 생일이 12월 28일이니까 어린 6학년이죠.

헉, 빨간 미니스커트!
결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아빠와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제 속에 저와 많이 닮은 큰 얘를 편애하는 마음이 있었고, (말은 안해도) 결이도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이는 아빠를 어려워하고, 아빠와 얘기할 때도 긴장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결이가 6살 때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빨간 초(?) 미니스커트를 입은 결이가 "아빠"하고 달려왔습니다.
저는 눈에 거슬려 "안 예쁘다. 벗어라"하고 제 방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결이가 너무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리고, 화장실에서 씼고 나오는 저에게 어머님이 "(어디서 얻은 옷인데) 결이가 아기스포츠단 갔다 오자마자 입고 나간다고 해서 너무 짧으니까 집에서만 입기로 했는데 너는 아이 마음을 그렇게 몰라주냐?"며 말씀하셨습니다. 

한쪽에서 계속 울고있는 결이를 보며 참 부끄러웠습니다. 
아빠는 아빠고, 아이는 아이인데, 아이가 내 맘에 안든다고, 아이가 내 틀에 안 맞는다고, 아빠는 수더분한 것을 좋아하는데 아이가 튄다고 마음에 안들어 하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때부터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아이의 특성을 특성대로 사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결이도 그것을 느꼈는지 한 1년 지난 다음부터 관계가 많이 편해지고, 아빠도 스스럼없이 대하게 되었습니다. 

겨우 둘, 그런데 전혀 달라!!
아이가 둘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지....큰 얘는 언어와 수를 아주 일찍 스스로 깨쳤습니다. 그런데 결이는 말하기가 아주 늦더니 2학년까지 쓰기를 못했습니다. 
부모 마음은 조급하지만 아이에게 내색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아이 말을 많이 들어주고, 시간이 되면 동화를 읽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가족과 친구의 기념일에는 편지대신 그림카드를 보내고, 시간만 되면 그림을 그립니다. 

부모 마음이 다 똑같아 속앓이도 했지만 5학년 때부터 동화책 읽기에 재미가 붙더니 지난 겨울방학 때는 (어렸을 때 책에 붙어살던 큰 얘는 심드렁한데) 매주 도서관에서 3~4권의 책을 빌려서 읽습니다. 

6학년이 되더니 어휘력도 많이 늘어 오빠와 말싸움에도 밀리지 않아 오빠 눈이 휘둥그레지곤 합니다. 

기다림의 미학, 제 때의 이치
결이를 보면서 조금 앞선다고, 조금 뒤진다고 일희일비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새삼 느낍니다. 
아직은 수학을 힘들어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로 풀지못하기 보다는 지레 질려서 안 풀거나 못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배움은 스스로의 힘을 길러가는 것인데 어른들은 그것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 연연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참된 배움의 기회를 가로막고, 지연시킵니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제로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더욱 기다림의 미덕을, 기다림의 참 의미를 알게해 준 결이에게 항상 감사합니다.


< 애니어그램 수련 끝나고 결이가 책상 앞에 붙여놓은 글 - 글도 그림같고 결이가 쓴 글에는 항상 그림이 들어있습니다. >

자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가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의 미래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생깁니다. (애니어그램을 아시는 분은 아빠와의 관계가 어려웠는데 왜 6번일까 생각하실텐데 저보다는 할아버지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P.S. 결이는 친할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여고 졸업하자마자 3대 독자였던 오빠의 손을 잡고 월남했던 어머님은 손재주가 좋으셨는데 "전쟁만 없었으면 미대에 갔을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신비로운 것은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결이가 "할머니 돌아가셨어요?"해서 왜 그러냐니까 "꿈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니 정말 그날 오후에 돌아가셨습니다.
영적 관계맺음은 우리가 경험하는 시공간을 넘어 우주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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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지윤 2010.06.17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이 얘기군요~~~^^*
    결이는.. 그림을 진짜 너무 잘그려요~ 할머니를 닮은거 같아요..
    글잘읽고 가요~^^

김결(6학년)이 흰 티셔츠에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학교에서 2시간 그렸다는데
예술가가 따로 없네요.


나중에 아빠 생일선물로 하나 그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뒷면까지 다 그리는 것은 어려운지 앞면만 그려주겠다고 하네요.
어떡합니까? 그나마 감지덕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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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볕 2010.06.14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고보니 우리 남편 팔불출이었네요. 여기저기 애들 이야기로 도배가 되었구먼요.ㅎㅎ

  2. 박지윤 2010.06.14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예뻐요~ 예술적인거 같아요.. 예쁜거보다도~ 정말정말 잘하네요~^^
    저도 이번에 여름에 놀러가면 결이에게 잘 보여야 겠어요~^^
    결이에게 부탁해봐야지~^^

  3. 김재승 2010.06.15 2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이쁩니다^^

  4. 익명 2010.06.15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나의 10대 좌우명


1. 사람은 모두 존중해야 한다.
-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2. 음악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 나에게 음악은 휴식처이며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주는 음파이다.


3. 내 주위 사람들은 나의 일부분이다.

- 내 주위 사람들을 나의 하나처럼 대하고, 그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

4. 질보다 양이다.
- 말 그대로이다.

5. 차도를 까느니 자전거 도로를 깔고, 자전거 도로를 까느니 자연을 깔아라.
- 개발 Stop! 자연을 살립시다.

6. 김치찌게에 고기가 빠지면 그건 그냥 김치 쫄인 물이다.
- 엑스트라가 없는 영화는 없다.

7. 바닷가는 쓰레기통이 아니야 이것들아.
- 쓰레기 좀 그만 버려라.

8. 받은 만큼 주어야 한다.
- 말 그대로

9. 웃음이 없는 세상은 쓰레기 처리장.
- 웃을 때가 가장 행복한 때다.

10. 혼자 있을 때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여럿이 있을 때에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 

현재 15살(중 2)인 산이가 14살 겨울에 쓴 글로 본인의 동의 하에 올렸습니다.

6번 김치찌게 이야기는 채식 위주 식단을 하는 엄마에 항거하는 목소리인데 이 글을 본 이후 김치찌게할 때 고기를 넣더군요.^^  제가 감탄한 것은 10번인데 산이는 어렸을 때부터 매우 신선하고, 독특한 생각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어요.

그러나.....요즘은 사춘기라 말만하면 부정적이고, 부모 노릇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보석같이 아름다운 본질을 (나름대로) 정제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긴 호흡으로) 이 시간도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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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볕 2010.04.09 1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는 작년에 비하면 평화롭지요~ 산이의 표정이 편안해 진 것 느끼지 않으세요?
    어제 김기원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는데 학교에서도 자유로움
    그 자체라고 하던데....
    하여간 김산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2. 이윤기 2010.04.09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혼자 있을 때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생각만하고...여럿이 있을 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한 수 배웠습니다.

    • 다른 목소리 2010.04.09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Y에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언젠가 볍씨학교에 갔더니 어떤 아이가 "말못한다고 동식물에게 함부로 하지 않겠다." 이렇게 썼더라구요.

  3. 정건희 2010.04.16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사춘기라 말만하면 부정적이고, 부모 노릇하기 힘들다"는 김총장님 말씀 많이 공감합니다.
    그래도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춘기의 부정적인 말이... 아이들이 독립하려는 모습의 시작이라 생각해서요.
    10대가 되면서 작은 저항들이 일어나는데 인간으로서 가져야할 매우 기본적인 일들이거든요.
    나중 산이는 멋진 청년이 될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는 깊은 생각을 여럿이 있을 때는 새로운 생각을..."
    생각이 깊은 아이 같아요.
    총장님께서...아이를 잘 키운 것 같습니다.

    • 다른 목소리 2010.04.16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청소년운동 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요. 질풍노도의 시기이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큰 시기인데...그것을 잘 받아주고, 자기 무늬대로 살도록 해야하는데...어른들은 알면서도 힘들어요. 그래서 청소년운동하는 분들 대단합니다.

  4. 함께 평화 2010.04.17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10대 좌우명이네요. 아이가 사춘기라 하여도 그래도 잘 성장하리라 봅니다. 나중에 사춘기 극복기 좀 알려주세요. 우리 아들래미는 이제6학년인데..지금 봐서는 사춘기 안올것 같기도 하고...^^

    • 다른 목소리 2010.04.18 1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저도 그런 착각이 있었습니다.근데 6학년 초에 한번 오더니...조금 나지고, 중 1말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뭐든지 좀 삐딱하게 보고, 귀찮아하고....진지하게 물어보면 자기도 왜 인지 모르겠데요. 그 말이 맞겠지요. 아, 질풍노도의 시기.

달걀 예수

산결이야기 2010. 4. 5. 09:37

김결은 예술가


부활절을 맞아 유정란을 삶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부활절 그림을 그리라고 했더니....
김결(6학년)이 하나를 그렸습니다.
아빠, 엄마의 놀란 표정을 보더니
신이 난 김결은 시큰등한 오빠의 달걀까지 뺏어 6개의 그림을 완성.   

1. 예수의 탄생

2. 목수일을 돕는 예수의 어린 시절
(배 만드는 겁니다.)

3. 산 위에서 설교하시는 예수님 (산상수훈)

4. 오병이어의 기적
(자기 것을 이웃과 나누어먹는 아이의 어깨에 날개가 났네요)

5.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어른들은 십자가를 꼭 그릴텐데 아이는 얼굴로만 표현했네요) 

6. 부활하신 예수님


- 맨 위 사진은 예수의 탄생 뒷면에 예수의 부활이 있기 때문에 다섯 개이네요. (앞면 탄생과 뒷면 부활이 맨 처음에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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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께 평화 2010.04.05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걀을 통하여 예수의 생애가 새롭게 탄생했네요..잘 봤습니다.^^

  2. 강대중 2010.04.05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대단한 그림들입니다. 특히 5번 그림은 정말 좋습니다.

    • 다른 목소리 2010.04.05 14: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딸이 제 교육학 선생님입니다. 말도 늦고, 한글도 늦고, 수학도 늦어서..대안교육한다는 인간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도 많았는데...자라다보니 그림과 손재주로 저를 놀라게 합니다^^

  3. 박지윤 2010.04.05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촌 너무 이뻐요~^^ 전 개인적으로 2번이 너무 맘에 드네요~^^
    결이는 예술가적 소질이 있어요~
    저도 삼촌에게 많이 배워서 은호를 잘 키워볼께요^^*

  4. 박지현 2010.04.05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삼촌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 들어왔네요~ 저번주가 부활절인줄도 모르고
    교회를 못가버린 지현이랑 성현이네요 혼나야겠죠? 삼촌 계란이 너무 이뻐요~
    성현이 얼굴침독이 너무 심해요 소아과에서는 그냥 두면된다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삼촌 댓글 남겨주실거죠? ^^

  5. 다른 목소리 2010.04.06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회를 가는 것 보다 참 신앙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할 것 같아. 나는 어렸을 때는 강제로 교회를 다녀서 싫었던 적도 많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물질중심의 현실 세계를 넘어 어떤 세계에 대한 희망과 꿈을 품고 산다는 것이 큰 힘인 것 같아.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너무 물질중심의, 현실 중심의 세계에만 갇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