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

사람이 마을을 만들고, 마을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람이 마을을 만들고, 마을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 일본 에너지자립 마을 구즈마키를 가다(3) - 


가치없는 것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마을
 
“축산, 임업 등 1차 산업을 중시하는 마을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자연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더 개발할 계획이다.”“
”저희는 가치가 없는 일반적인 것, 안된다고 생각하던 것을 활용해서 이용하자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89%가 산이니까 그것을 이용해서 목장을 만들고(20~30년이 걸렸다), 건강을 생각하는 시대니까 산포도를 이용해서 와인을 만들고(철분이 일반 포도에 비해 20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목장에서 일을 하다보니까 바람이 강해서 이것을 풍력발전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필요없는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필요없는 산포도를 와인으로, 이렇게 보는 눈을 바꾸면 필요없는 것도 활용성이 높고, 가치없는 것이 보물이 될 수 있다.“는 구즈마키 마을 스즈끼 정장의 말이 인상적이다.

스즈끼 정장의 말대로 구즈마키 마을은 산촌마을이라는 악조건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한 드문 사례이고, 더욱 놀라운 점은 그런 변화가 1970년대부터 오랜 세월 축적되며 나타났다는 것이다.
<구즈마키 중학교, 태양광 50kwh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
< 목재 바이오 가스설비>

석유위기에 대비하기 위하여 민간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투자한 시설로 버려진 나무를 사용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시설인데 실험기간 3년이 지난 후 코스트가 많이들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처럼 성공과 실패는 중첩되어 있는 것이다.
<바이오 가스 시설>

하루 200마리의 젖소 분뇨 13톤을 처리하는 시설, 시간당 37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에너지 ZERO 하우스>

지열, 태양열 온수기와 태양광을 활용하는 에너지 ZERO 하우스에서는 발전량과 소비량, 에너지자급률을 항상 체크할 수 있다.

버리기 아깝고, 감사하고, 여러분 덕분인 학교

<숲과 바람의 학교에서 일본 시민단체 JVC 테라니시 씨와 함께, 테라니시 씨는 JVC 북한담당자로 일년에 1~2차례 남북한을 왕래하며 북한지원활동과 아시아 평화운동을 하고있다>

구즈마키 마을의 오늘이 있게 한 한 축에 폐교를 활용한 숲과 바람의 학교가 있다.
올해로 10년된 숲과 바람의 학교는 에너지, 환경, 먹을거리를 주제로 다양한 숙박교육, 체험학습,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교장인 요시나리 선생님은 기업에서 마켓팅 컨설턴트를 하다가 유럽 여행 중 “에너지와 농업의 문제가 해결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온난화 위기 속에서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이곳에 왔단다.

<오른쪽부터 요시나리 선생님, 이번 워크숍 코니네이터인 아시아환경정보센터 히로세 씨, 한신대 이기호 교수>

처음에 학교이념을 ‘지구온난화방지’로 하려고 했는데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할아버지 한분이 “구즈마키는 겨울에 온도가 -20℃까지 떨어지는데 지구가 따뜻해지면 좋지않냐”고 했고, 실제 사람들의 생활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학교의 이념을 “버리기 아깝고, 감사하고, 여러분 덕분입니다.”로 정했다고 한다.

헌차를 이용해 도서관을 만들고, 풍차도 남은 전주를 이용하고, 땅의 미생물을 이용한 배수정비, 인분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등 숲과 바람의 학교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재활용한다.

<환경공생 카페>

5년 전에 만들어진 환경공생건물 카페는 100여명이 워크숍을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서 만들었다. 학교가 방송에 나오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심리적인 장벽이 있어서 학교에는 쉽게 들어오지는 못하고 주위를 서성거려 만들었단다.
카페를 만든 후 20~30대 젊은 부부들이 쉽게 찾아오기 시작하고 카페에 화장실을 안만들었더니 자연스레 학교로 들어왔다고 한다.

사람이 마을을 만들고, 마을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마지막 워크숍은 “구즈마키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주제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중심이다. 사람이 사람을 끌어들이고, 사람이 마을을 만든다.
구즈마키 마을의 중심에는 사람과 리더십이 있다.
그 지도력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고 전 세대의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
성공만큼이나 실패도 중요하다.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
비전이 중요하다. 비전은 미래사회의 변화를 담아야 하고, 휴먼 파워를 형성시킨다.
제3섹터, 플레이스 마케팅, 에너지 생산의 다양한 방식 등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에너지 자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국가, 타 지방자치단체와 적절한 연계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자원을 네트워킹 할 수 있어야 한다.
숲과 바람의 학교와 같은 시민사회가 만든 힘이 있어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새로운 것과 원래 있는 것의 조화가 중요하다. 자연, 사람, 재정 모두 순환형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구즈마키가 의미있는 모형이 되기 위해서는 분산(分散)형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