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

좌충우돌, 몽골 남고비 사막 여행기(3)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신기루(사진 - 정인조 이사님) 남고비는 가도가도 하늘과 땅이 끝도 없이 펼쳐져있는데, 이렇게 막막한 남고비에서 하루가 지나자 땅과 하늘이 만나는 지점에 신기루가 펼쳐진다.   


첫 야영 후, 아침 풍경 (사진 - 윤명렬 선생님)

이번 여행에서 3번 야영을 했다. 1) 석양이 눈부신 박 가즈랑 촐로(남고비 사막 입구)에서, 2) 첫날 멋진 야영을 했으니까 오늘은 캠프에서 편히 자자 하고 가다가 목적지(바얀작)를 10여 km 앞두고 모래언덕에 차가 빠져 둘째날 또! 또! 야영. 3) 울란바타르에 들어오기 바로 전날 허브 향으로 가득한 아르바이헤르에서(낮에는 그렇게 덥더니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아침에 보니 모두 부스스한 모습으로 오돌오돌 떨고 있음)

야영을 할 때마다 놀란 것이 여성들의 강인함이다. 물도 없고, 화장실도 야외이고, 열악한 주변조건에서, 또 아무래도 식사마다 여성들의 손길이 더 갈 수밖에 없는데...씩씩하고, 즐겁게 분위기를 주도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역시 Y 여성들의 엄청난 포스(Force)가 느껴졌다.

야영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몽골의 그 유명한 쏟아질듯한 별 밤(Stary Stary Night)을 보지못했다는 점이다. 날이 흐리고, 구름이 많아 아쉬움을 남긴채 잠을 청하곤 했다.

많이 보던 모습이죠? 윤회의 포옹!

눈을 뜨니 일요일 아침, 공동체예배를 시작하는데 드넓은 초원, 푸르디 푸른 하늘 아래서 부천Y 중심회원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는 감동 때문인지 인도하시는 김영주 이사장님께서 울컥~ 그 느낌이 전파되어 여기저기서 울컥.

성령, 너와 나의 경계를 넘어서는 우리라는 실체감
Y에서 일하면서 때때로 성령이 함께 하심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꼭 예배에만 한정된 경험은 아니다. 때로는 사회와 삶의 문제에 대한 토론 중에, 때로는 워크숍 중에, 때로는 교육과정 중에, 때로는 노래를 부르며....너와 나를 넘어서 무언가가 우리를 묶고, 서로가 일치되는 기운이 충만할 때가 있다.
그 때, 서로가 눈빛이 통하고, 서로의 기운이 통하고, 우주의 정신이 너와 나를 하나로 묶는, 아니 이 경계는 태초에 없었음을 느낌과 기운으로 깨닫는 묘한 체험에 온 몸이 휩싸일 때가 있다.

이 날이 그랬다. 찬송을 부르며, 말씀을 나누며, 포옹하고 격려하며 너와 나를 넘어선 우리라는 존재가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  

허걱....아침부터 양 한 마리 !!!


그 유명한 허루헉(양을 바로 잡아서 뜨거운 돌로 익힌 전통음식)이다. 칼 하나를 놓고 손으로 뜯어 먹는다. 몽골인들은 허루헉을 먹으면서 기름을 얼굴과 손에 바른다고 하던데 워낙 건조해서 입술과 피부가 트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생활의 지혜인 것 같다.

야영을 하면서 게르를 찾아 허루헉을 부탁했는데 해 떨어지고 나서는 양을 안잡는다고...새벽에 잡아서 아침에 양 한 마리가 떡~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과일(몽골에서 나는 과일은 수박이 유일하다)이나 채소를 거의 못 먹고 고기만 먹다보니...대부분이 옆에 있는 요구르트만 먹고 고기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한 두점 맛보더니 여러 명이 자리에 눌러앉아 허루헉과 보드카를 (아침부터) 먹고, 마신다. 정말 냄새도 전혀 없고, 쫄깃하며 부드럽고, 고소한게 최고의 맛이다. 그래서 결국, 아침부터 포식~~

해는 내리쬐지만 배도 빵빵, 기분도 좋고, 출발~~
근데 10시에 빵구!!!


(전문 사진작가이신 윤명렬 선생은 너무 재미있다며 이 사진을 여러컷 찍으셨다. 차가 고장나면 처음에는 안절부절 못하던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너무도 태연하게 차가 만든 유일한 그늘에 느긋하게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도 통한 사람들 같다며...)

그런데 작키가 없단다.
같이 다니는 델리카는 번개처럼 어딘가로 가서 없고....
그저~마냥 기다린다~~

한 40여분 있다가 지나가던 차가 멈추더니 작키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를 빼내 바람넣고, 갈아끼는 작업을 같이 한다.

그 차에 타고 있던 미국인 노부부는 느긋하게 차 고치는 것도 구경하고, 주변도 둘러보는데 세계 180개국 이상을 여행했고, 작년 겨울에는 티벳에 갔는데 눈이 많이 와서 모두 고생했다며 마냥 스마일이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계획을 세우며 사는 우리로서는 아무 대책없이 그저~ 마냥~ 기다리는 몽골의 시간도, 미국인 노부부의 여유도 낯설고, 부럽기만 하다.

 
to be co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