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

좌충우돌, 몽골 남고비 사막 여행기(2)

The Land of Blue Sky


몽골을 The Land of Blue Sky라고 한다는데 정말 하늘만 쳐다보면 숨이 막힌다. 찌는듯한 더위에 지치고, 빵구가 나고, 5~6시간씩 흔들리는 차안에서 지쳤다가도 일몰과 일출의 붉은 노을빛 하늘, 하염없이 펼쳐져있는 지평선에 면해있는 푸르디 푸른 하늘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고, 이 순간, 이 곳에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몽골사람들은 한국인을 솔롱거스(무지개)라고 부른다. 칭기스칸이 사랑했던 고려여인에게 붙여준 이름에서 연유했다는데....한국인에 대한 이런 낭만적인 이미지와 달리 현재 한국인은 혐오의 대상이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의 막강한 영향, 눈부신 고속경제성장은 한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한국에서 불법체류 하며 겪었던 몽골 노동자의 부정적인 경험, (울란바타르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약 100여개의 노래주점이 주로 여대생들을 고용하여 사회문제가 되고있고, 얼마 전에는 한국 건축회사에서 분양했던 고급아파트가 공사중 파산하여 울란바타르 상류층 전체가 시끄러웠다고 하니 한국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이 이해되기도 한다..

길 아닌 길, 길이 된 길


몽골은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다. 아니 아주 드물게 큰 도시에만 드문 드문 있다. 대신 어워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여행의 안녕을 빌면서 시계방향으로 3번 돈다는 어워는 과거 (우리나라) 동네 입구의 느티나무 처럼 주요 길목에 있는 이정표이자 문화적, 역사적 상징이기도 하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운전자는 게르에 들려서 길을 묻는다.
그런데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고, 길도 있다가 없어졌다가 한다.
하도 신기해서 게르에서 어떻게 길을 가르쳐주는지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어디로 가면 어워가 있는데 몇 번째 어워를 돌아 좌측으로 가라고 대충 알려주죠.”라고 한다.


사실 고비사막을 가다보면 길을 잃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지 않을까 싶다.
도로가 없으니까 차 바퀴 자국을 따라간다. 눈이 오면 길이 없어진다. 그러다 차가 다니면 다시 길이 생긴다. 차가 엉뚱한 곳으로 들어서면 그곳도 길이 된다.
길을 잃은 차는 방향만 보고 무작정 길을 만들며 달린다. 조금 갈라진 길에서 잘못 들어서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첫날부터 엉뚱한 방향으로 차가 간다.
당초 코스와 전혀 빗나가게 차가 가더니 길을 잃고 헤매기 2~3시간,
결국 오후 3~4시경으로 예정되었던 박 가즈랑 촐로(남고비 사막 입구)에 도착하니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다.
야영 준비를 하는데 아차! 버너가 하나밖에 없다.(하나는 가스가 안 맞는다.)
그런데 바타르가 소똥, 말똥을 주워서 불을 지피는 것을 본 몇 몇 분들이 열심히 소똥, 말똥을 줍기 시작하는데 그 표정이 천진난만하다.
그래서 드디어! 소똥, 말똥으로 끓인 라면(ㅋㅋ몽골까지 가져간 생협 라면) 그 맛이 기가 막히고.... 한 구석에는 벌써 보드카가 얼큰하다.

식사준비로 정신 없는데 갑자기 “어, 저쪽 하늘 좀 봐”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조금 깊어진 어스름 속에서 붉은 노을이 눈부시게 찬란하다.


to be co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