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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자신을 던져 강을 살린 사람

자신을 던져 강을 살린 사람
-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 참가하고 -


그랬다.
팔당과 여주를 몇 차례 오가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
거대한 국가폭력 앞에 마주선 사람들,
밤낮없이 진행되는 24시간 공사현장 옆에서 애끓는 사람들,
파괴되는 생명들 옆에서 숨죽여 같이 우는 사람들,
농사짓는게 뭐 죄냐고 울부짖는 사람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조마조마했었다.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 하시던 날,

아픔과 울분 속에서도
스님도 그렇게 조마조마 하셨을까?
혹시 자신의 몸을 던져 더 큰 불상사를 막으려고 하셨을까?
그런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스님의 다비식마저 가로챈 기득권세력

그렇게 가신 스님은,
그 뜻을 가장 잘 담고 있는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의 입장은 무시된채... 조계종 총무원 지도부의 개입 하에 경북 지보군 군위사에서 서둘러 다비식이 거행되었다.

수경 스님과 한 시대를 사는 축복

다비식 다음날 개최된 국민추모제에서
4대강을 온 몸으로 막고 계신 수경스님은
사자후를 토하셨다.

수행자의 죽음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결연한 결단없이 어정쩡한 야당 대표들에게,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여 소신공양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덮기 바쁜 조계종 수뇌부에게,

저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수경 스님의 사자후를 들으며
사람들은 환호하면서 울었다.
권력과 돈으로 쌓이고 쌓인 장벽을 뿌리채 무너뜨리는 스님의 모습에 환호하고,
한반도 대운하로부터 시작해 4대강으로 이어지는 생명파괴의 현장에 온 몸을 던져, 지팡이에 의지해서도 힘겹게 걸으시는 스님의 모습에 울었다.

“중답게 삽시다.” 
수경 스님이 조계종 수뇌부에게 던지신 마지막 한 마디.

문수 스님이 남기신 것은,
곱게 접은 승복 윗도리, 흰 고무신 한컬레, 작은 수첩, 필기구 하나, 승려증과 단돈 10만원.

그런데 조계종 수뇌부는 권력과 돈의 놀음, 그 허세와 권세 앞에 마구니 같이 산다. 
혹시 우리도 그 주위를 기웃거리지 않았을까? 

자신을 던져 강을 살린 사람

“후일은 우리에게 맡기시고 훨훨 자유의 몸으로 날으십시오.”
누군가의 조사대로
문수 스님은 홀연히 가시고,

이제 그 뜻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 앞에

4대강 파괴의 삽질은 계속 되고 있다.

후일 문수 스님이 “자신을 던져 강을 살린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