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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대전지하철 차라리 광고철

대전지하철 차라리 광고철

월요일 대전에 출장가서 처음으로 대전지하철을 탔다.
서울지하철에 비해 규모가 작고, 소음이 심해서 지역마다 지하철도 특색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한 순간....
뭔가 이상한 소리에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은 탄방역” “00학원 본원 대전캠퍼스는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어...어, 내 귀를 의심했다. 지하철에서 이래도 되나? 

그런데 갈수록 가관이다.
“이번은 시청역”“00전문 대전00병원, 00전문 000내과는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이번은 정부청사역”“00전문 000치과, 00전문 서울여성병원은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이번은 갈마역”“00전통을 자랑하는 0사진관은 0번 출구, 00의 0사모는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이번은 월평역”“세계 속의 00명문 00골프는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이번은 갑천역”“중풍,치매 전문 000병원은 0번 출구로 가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을 타서 내리기까지 역에 대한 안내 보다 훨씬 긴 상업광고,
그것도 안내방송과 모니터를 동시에 이용해 눈과 귀를 괴롭히는 상업광고에 마음이 상했다.

지하철은 공적인 공간이고, 시민들의 생활공간이자 휴식공간이다.
지하철에서 우리는,
졸기도 하고, 명상 또는 망상에 빠지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멍하니 있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을 입안하기도 하고, mp3에 몰입하기도 하고,
곁눈질로 주위사람을 둘러보며 나름 심리학 공부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최소한의 예의가 있는 시민들은 핸드폰도 진동으로 돌려놓고, 전화가 와도 소곤소곤받는다.

그런데 끊임없이 들려오는 광고방송을 왜 시민들이 참아야 하는가?
공적인 공간인 지하철을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지는 못할망정 시민들의 휴식과 명상을 막무가내로 방해하는 상업광고는 이제 그만(Stop)!
이것이 마땅한 시민주권의식이다.